[헤럴드경제(춘천)=김성진 기자] 항상 웃고, 항상 여유만만한 모습.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도무지 긴장이라고는 하지 않을 것 처럼 보이는 선수가 KPGA의 풍운아 허인회(35·금강주택)다.
허인회는 14일 강원도 춘천 라비에벨CC(파71)에서 열린 KPGA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첫날 1라운드에서 10번홀부터 출발했다. 전반 보기 3개, 버디 1개로 2타를 잃으며 고전했지만, 후반 나인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2언더파 69타로 경기를 마쳤다. 오전 일찍 출발한 선수들 중에서는 6언더파를 기록한 중간선두 정찬민과 4타차로 상위권에 자리잡았다.
이번 대회는 KPGA투어가 2년 6개월 여만에 갤러리입장을 허용한 첫 대회였다. 수도권에서 조금 멀고 날씨가 흐려 생각보다 갤러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선수 가족이나 지인들도 모처럼 선수를 따라다니며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었다.
허인회는 갤러리 입장허용에 대해 “팬 일부와 지인이 응원을 해주며 경기를 하다보니 확실히 좀 경기할 맛이 난다. 그 덕분에 2오버에서 2언더까지 타수를 줄인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구름같은 갤러리를 즐겁게 하는 쇼맨십도 뛰어난 허인회이기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설명이다. 허인회는 “오늘 샷이나 퍼트가 원하는 대로 안되는 경우가 몇차례 있었는데 운이 따라서 스코어가 나쁘지 않았다”며 겸손해했다.
허인회는 지난 겨울 동계전지훈련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았으나, 초청받아 출전한 아시안투어 대회 도중 격리제도가 완화되면서 예상과 달리 훈련을 잘 할 수 있었다고.
'럭키보이'를 자처한 허인회는 지난 달 열린 KPGA 이벤트대회 타임폴리오 위너스 매치플레이에서도 우승한 바 있다. 허인회는 “초등학생과 한 조를 이뤄 토너먼트로 맞붙었던 그 대회에서 초등학생들이 치열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며 좀 더 진지하게 골프를 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했다. 캐디를 맡은 아내 육은채씨도 “그 이후로 (허인회의 플레이가) 좀 진지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인회는 팬클럽 회원들이 좀 찾아왔느냐고 묻자 “많이는 안오셨다. 팬클럽 회장이 너무 가입을 까다롭게 받아서 회원이 잘 안늘고, 오히려 줄기도 한다”며 농담섞인 푸념을 했다. “100명이든 1000명이든 좀 많아지면 좋지 않은가? 지금은 100분 정도 있다”고 말했다.
퍼트 연습을 좀 한 뒤 응원해준 지인들과 식사를 하러 나갈 예정이라는 허인회는 올해 목표에 대해 “목표로 삼은 숫자는 없는데, 3승쯤 하지 않을까라는 예감이 든다. 최근 운이 별로 따르지 않았는데 올해 운이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서…”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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